공통 메일

2021. 5. 31. 19:13물란체요카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강예은

동국대학교 국어국문문예창작학부 김서현

 

 

  경고장 

 

  보낸 사람 김민수 <kms123@gmail.com>

  받는 사람 김민수 <kms123@gmai.com>

 

  닛시. 닛시.

  이것은 물란체요카 공화국의 아침 인사입니다. 지구의 아침도 물란체요카와 흡사하다고 들었습니다. 모든 편지의 서두는 결론일 수밖에 없고 우리에게 중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두를 빨리 혹은 늦게 말할 겁니다. 당신은 지금 물란체요카의 편지를 받았고, 한시라도 빨리 이 메일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내야 합니다. 우리는 곧 당신들의 행성을 침략하러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통탄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요! 흉뜩하면서도 쁨락합니다. 우리는 당신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적인 닛시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미리 대비할 시간을 드리는 겁니다. 지구의 병력으로 우리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도 어쩔 수 없는 입장이라는 걸 이해해주기 바랍니다. 물란체요카는 지구보다 오십 억 배 정도 큰 행성이고, 무려 육 경이나 되는 백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숫자겠지요.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지만 당신들의 단위로 표현하는 건 이게 최선입니다.) 이곳에는 중력은 없지만 물은 있습니다. 중력이 없다는 건 내 자신 외에 작용하는 힘 같은 게 없다는 뜻이죠. 이곳은 어쩌면 모두의 원더랜드가 될 수도 있었습니다만, 지금처럼 온갖 우주 먼지가 부유하고 빛은 우주의 파편에 깎인 듯 희미해져 버린 물란체요카는 버림받은 행성처럼 위태롭습니다. 당신의 행성은 거대한 숲으로 공기를 정화시키고 있더군요.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우리는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단지 그뿐이고, 악감정은 역시 없습니다. 어쨌든 당신들이 하루라도 대비를 철저히 하길 바랍니다. 우리도 남의 행성을 기습했다는 무뢰배 소리는 듣고 싶지 않거든요. 아는 지구의 메일이 하나도 없어서, 랜덤으로 지구의 이름 몇 개를 골라 보냅니다. 이 메일을 지금 당장 8명에게 복사해서 보내지 않으면 당신의 주변 사람들은 불행해질 것이며 물란체요카의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두번째 작품 ▶ 강예은, 물란체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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